엄마, 오늘은 담장 너머로 분홍 장미가 피었어요. 어제까지만 해도 없었는데, 아침에 창문을 열었더니 덩그러니 피어 있더군요. 그 모습이 너무나 엄마를 닮아서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.
분홍장미꽃처럼 고우셨던 엄마, 항상 보랏빛 꽃들 사이에서도 더욱 빛나던 엄마의 얼굴이 생각납니다. 엄마는 분홍장미 그 자체였어요. 부드러운 미소와 따스한 손길, 어떤 상황에서도 흐트러짐 없던 그 모습이 오늘따라 더 선명하게 떠오릅니다.
피어난 분홍 장미 한 송이
엄마의 미소를 닮아
봄바람에 살며시 흔들리네
보라빛 꽃들 사이에서도
더욱 빛나던 그 얼굴
5월의 햇살 아래
엄마가 되어 돌아왔네
엄마가 떠난 뒤, 계절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5월이 올 때마다 가슴 한편이 더 아려옵니다. 하지만 오늘, 담장 너머 피어난 장미를 보며 문득 깨달았어요. 엄마는 떠난 게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내 곁에 돌아오신 거라고.
때로는 분홍 장미가 되어, 때로는 불어오는 봄바람이 되어, 또 때로는 창가에 내리는 햇살이 되어 늘 내 곁을 지키고 계시는 거라고. 그래서인지 오늘따라 그리움보다는 따스함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.
엄마, 하늘나라에서는 편히 쉬고 계신가요? 여기 지상의 봄은 참 아름답습니다. 엄마가 좋아하시던 꽃들이 모두 피어나고,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어요. 엄마가 없는 봄이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지만, 이제는 이 계절이 올 때마다 엄마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어 감사합니다.
오늘은 엄마의 정원에 있던 분홍 장미처럼 활짝 피어난 장미 한 송이가 내게 엄마의 편지를 전해준 것 같아요. "걱정 말거라. 나는 항상 네 곁에 있단다."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.
엄마, 그동안 많이 그리워했습니다. 하지만 이제는 알아요. 엄마는 그저 형태를 바꾸어 이 세상 어딘가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. 분홍장미가 되어, 봄바람이 되어, 따스한 햇살이 되어 언제나 나를 지켜주고 계신다는 것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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